좋은 시

내 마음 시린 줄 도 모르고

시인묵객 2009. 9. 12. 20:55


 

 

 

 

 

 

 

 

 

 

내 마음 시린 줄 도 모르고  / 박 성 환

 

 

 

 

 

나를 아는 사람이 오셨다가

가버렸다고 합니다.

 

검게 그을린 바다, 그 바다에 남긴 사연은

그리움이었다고 전합니다.

 

언제나 고기들은 난전에서

숨을 몰아쉬고

그 사람은 난전에서 날 기다리다

버스를 타고 가셨다고 합니다.

 

내가 지금은 저, 벌렁이는

고기들이 죽음을 모르듯이

도마위에 시퍼런 칼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모르듯이,

 

시퍼런 칼날같은

눈을 가진 아내에게 들켜

오리발을 내는 한이 있더라도

 

주문진항구를

사랑하는 마음이라면 좋으련만

당신은 그렇게 먼 곳에 있습니다.

 

오로지 젖지 않는 마음 하나

내 마음 시린 줄도 모르고

 

그렇게 먼 곳에서

물빛을 들여다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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