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그리운 꽃편지 .7

시인묵객 2009. 4. 29. 11:15


 

 

 

 

 


그리운 꽃 편지 . 7 /  김 용 택


 

 

 

 

가을이다
선들바람 부는
길가에
들패랭이꽃 한송이를 따서
너에게 주랴
풀벌레 우는 풀밭 속에 피는
들국 한송이를 꺾어다가
너에게 주랴
이 세상의 모든 그리움들이
길이 되어
이 세상으로 하얗게 뻗는
가을 저녁
꽃을 들고
너에게로 가는 길들은 모두 막힌다
돌아갈 길도 캄캄하게 어두워
풀벌레만 울어대는
이 가을 저녁
이 세상의 모든 그리움들은
별이 되어 반짝인다
내가 지금 너에게 줄
꽃 한송이를 들고 있음을 생각하며
너도
이 남쪽 하늘을 보렴
선들 바람 부는 가을 밤길에서.

 

 

 

그리운 꽃편지.8 / 김용택


가을입니다
봄도 그렇지만
가을도 당신 없이
저렇게 꽃이 피니 유난합니다
봄꽃도 그렇지만
가을에 피는 꽃을 보며
꽃이라고 속으로는 쓰지만
꽃이라고 참말로는 못하고
꽃빛에 눈시울만 적십니다


우린 언제나
꽃을 꽃이라 부르며
꽃 앞에 앉아 볼는지요
우린 언제나
꽃을 꽃이라 부르면
꽃이 꽃으로 보일는지요


가을입니다
봄에도 그렇지만
가을에도 강변에 당신 없고
꽃밭이어서
눈시울만 붉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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