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편지 / 이 효 녕
세상 넓은 줄 모르고
연약한 푸른 싹 위에 올라타는 아지랑이
얼어버린 마음 녹여 놓고
햇살 따라 강물로 흐릅니다
흐르는 강물 바라보며
내 마음 자락 젖기 전
가장 일찍 나온 풀잎 위에
봄 편지를 씁니다
앞질러 가는
봄바람이 보낸 사연들
꽃 물이 묻어 향기롭고
눈 길 위 나뭇가지 위에서
겨우내 그리움으로 울던
목이 쉰 산새의 울음소리 묻은
곱게 맺힌 눈물 몇 방울
내 그리움도 반짝입니다
말없이 흘러가며 밟은 길
모두가 푸르러 가는데
어질 머리 노랑 속으로 파고 든
산수유가 꽃 문하나 열면
바로 거기가 봄의 길목이라
다시 환한 봄볕 같은 사연 적어
그대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좋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꽃피던 날 (0) | 2009.02.12 |
---|---|
길 떠나고 싶은 날의 노래 (0) | 2009.02.11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편지 (0) | 2009.02.09 |
그 숲에 당신이 왔습니다 (0) | 2009.02.07 |
내 사랑 당신 (0) | 2009.0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