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잎이 바람에 서걱거리는 것은 / 최 태 선
갈잎이
바람에 서걱이는 것은
지나간 날들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의 소리입니다
푸른 청춘이
빛이바랜 흑백 사진으로 남아
그 시절 못다한 꿈
아쉬움의 흔적이 되어
갈바람에 흔들리는 까닭입니다.
떨어져 뒹구는 가을 나뭇잎
정녕 마음으로는
저 길을 걷고자 하면서도
누가 볼세라
섣불리 낙엽을 밟지 못하는 것은
바람에 서걱이는 소리마저 안스러운데
발길로 밟히는 그 소리를 차마
들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뭇잎 떨어진
오솔길을 걷고 싶음은
걸어가는 길 옆으로 낙엽이 쌓이고
그 길엔 작은 돌멩이 하나 둘
널브러져 있으면 합니다
아스팔트가 깔린 길이 아닌
흙 길을 걷고 싶음입니다.
가을이 저물고
그 곱던 나뭇잎 땅으로 떨어져
빈가지가 되어 가는 모습은
살아가는 인생의 흐름인 것입니다.
아가의 맑은 웃음이
소녀의 예쁜 미소가 되고
그 미소가
넉넉한 계절의 품이 되어
환한 웃음이 되듯이
여린 새순 푸름으로 지라
빛바랜 나뭇잎으로 떨어지는 것은
자연이 주는 깨달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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