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갈잎이 바람에 서걱거리는 것은

시인묵객 2009. 1. 15. 14:59


 

 

 

 

 

 

갈잎이 바람에 서걱거리는 것은   /   최 태 선

 


 

 

 

갈잎이

바람에 서걱이는 것은

지나간 날들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의 소리입니다

 

푸른 청춘이

빛이바랜 흑백 사진으로 남아

그 시절 못다한 꿈

아쉬움의 흔적이 되어

갈바람에 흔들리는 까닭입니다.

 

떨어져 뒹구는 가을 나뭇잎

정녕 마음으로는

저 길을 걷고자 하면서도

누가 볼세라

섣불리 낙엽을 밟지 못하는 것은

바람에 서걱이는 소리마저 안스러운데

발길로 밟히는 그 소리를 차마

들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뭇잎 떨어진

오솔길을 걷고 싶음은

걸어가는 길 옆으로 낙엽이 쌓이고

그 길엔 작은 돌멩이 하나 둘

널브러져 있으면 합니다

아스팔트가 깔린 길이 아닌

흙 길을 걷고 싶음입니다.

 

가을이 저물고

그 곱던 나뭇잎 땅으로 떨어져

빈가지가 되어 가는 모습은

살아가는 인생의 흐름인 것입니다.

 

아가의 맑은 웃음이

소녀의 예쁜 미소가 되고

그 미소가

넉넉한 계절의 품이 되어

환한 웃음이 되듯이

여린 새순 푸름으로 지라

빛바랜 나뭇잎으로 떨어지는 것은

자연이 주는 깨달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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