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가을 기다림
시인묵객
2008. 10. 30. 11:38
가을 기다림 / 이 준 호
햇살이 아름다운 날에
당신을 기다려봅니다.
애써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 그대로 전해질 것 같아
무작정 큰길가에 나가
당신을 기다려봅니다.
입술이 아름답고
눈빛이 고요한 사람,
손끝이 따스하고
차림새가 수수한 사람,
말은 많지 않아도
미소가 해맑은 사람을
말없이 기다려봅니다.
바람이 불어 나오는
산모퉁이에 앉아
아주 잠깐 눈도 감아보고
입술을 살며시 다물어도 봅니다.
코를 실룩대기도 하고
머리를 긁적이기도 합니다.
햇살이 아름다운 날에
무작정
당신을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