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가을 날

시인묵객 2008. 10. 27. 11:24


 

 

 

 

 

 

가을 날   / 김 현 성

 

 

 

 

 

가을 햇살이 좋은 오후

내 사랑은 한때 여름 햇살 같았던 날이 있었네

 

 

푸르던 날이 물 드는 날

나는 붉은 물이 든 잎사귀가 되어

뜨거운 마음으로 사랑을 해야지

 

 

그대 오는 길목에서

불붙은 산이 되어야지

 

그래서 다 타 버릴 때까지

햇살이 걷는 오후를 살아야지

 

 

그렇게 맹세하던 날들이 있었네

 

그런 맹세만으로

나는 가을 노을이 되었네

 

 

그 노을이 지는 것을 아무도 보지 않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