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5월의 시 / 이문희
시인묵객
2016. 5. 1. 08:00
5월의 시 / 이문희
토끼풀꽃 하얗게 핀
저수지 둑에 앉아
파아란 하늘을 올려다보면
나는 한 덩이 하얀 구름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속에 들어가
빛바랜 유년의 기억을 닦고 싶다.
그리고 가끔
나는 바람이 되고 싶다.
저수지 물위에 드리워진
아카시아 꽃향기를 가져다가
닦아낸 유년의 기억에다
향기를 골고루 묻혀
손수건을 접듯 다시 내 품안에
넣어두고 싶다.
5월의 나무들과
풀잎들과 물새들이 저수지 물위로
깝족 깝족 제 모습을 자랑할 때
나는 두 눈을 감고
유년의 기억을 한 면씩 펴면서
구름처럼 바람처럼 거닐고 싶다.
하루 종일
저수지 둑길을 맴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