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봄의 서곡 / 노 천 명

시인묵객 2015. 3. 3. 19:30

 

 

 

 

 

봄의 서곡 / 노 천 명

 

 

누가 오는데 이처럼들 부산스러운가요

목수는 널판지를 재며 콧노래를 부르고

하나같이 가로수들은 초록빛

새 옷들을 받아들었습니다

 

선량한 친구들이 거리로 거리로 쏟아집니다

여자들은 왜 이렇게 더 야단입니까

나는 鋪道에서 현기증이 납니다

삼월의 햇볕 아래 모든 이지러졌던 것들이

솟아 오릅니다

 

보리는 그 윤나는 머리를 풀어 헤쳤습니다

바람이 마음대로 붙잡고 속삭입니다

어디서 종다리 한 놈 포루루 떠오르지 않나요

꺼어먼 살구남기에 곧

올연한 분홍 베일이 씌워질까 봅니다

 

(·시인, 1912-19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