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희망을 위하여

시인묵객 2014. 4. 15. 19:30

청매화

 

 

 

 

 

희망을 위하여 / 곽 재 구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팔을 놓지 않으리

 

너를 향하는 뜨거운 마음이

두터운 네 등 위에 내려앉는

겨울날의 송이 눈처럼 너를 포근하게

감싸 껴안을 수 있다면

 

너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져

네 곁에 누울 수 없는 내 마음조차 더욱

편안하여 어머니의 무릎잠처럼

고요하게 나를 누일 수 있다면

그러나 결코 잠들지 않으리

 

두 눈을 뜨고 어둠 속을 질러오는

한세상의 슬픔을 보리

네게로 가는 마음의 길이 굽어져

오늘은 그 끝이 보이지 않더라도

 

네게로 가는 불빛 잃은 발걸음들이

어두워진 들판을 이리의 목소리로 울부짖을지라도

너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굳게 껴안은 두 손을 풀지 않으리.

 

 

(·시인, 1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