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첫눈

시인묵객 2014. 1. 21. 19:30

 

 

 

 

 

첫 눈/ 박 미 라

 

첫눈이 내릴지도 모르는 소식으로

그리 아름답지 않은 하늘이라도

견디어 나갈 수 있습니다.

 

희뿌연 하늘에 짙은

잿빛구름이 가득하니

이맛살을 구겨 넣은 채

 

하늘가 바람서리에 방황하여도

함박 같은 웃음을 마주할 수 있는

기다림에 마음 곧추 세울 수 있습니다.

 

먹물 구름자락 살며시,

햇살 한줌 말간 모습 드러내더니

이내 부끄러이 숨어버려도

숨어버린 햇살에 마냥 수줍은

그 이별을 겨워할 겨를 없이

 

다가올 눈보라의 해맑음을

목울음 하나 가득 들이마시고

눈물처럼 삼켜야 하는 첫눈은

기쁘고도 슬픈 눈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