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겨울나무 스케치

시인묵객 2014. 1. 2. 19:30

 

 

 

 

 

 

겨울나무 스케치 / 홍 수 희

 

 

 

구부렸던 손가락을

하나 하나

펴보니 나무가 된다

 

휘감았던 두 팔을

느슨히

놓아주니 나무가 된다

 

저절로 무성했던

잎새, 가거라

보내니 나무가 된다

 

그 또한 겨울나무가 된다

 

더 이상은 바랄 것 없네

가난은 이리도 자유로워라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