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조약돌이고 싶다
시인묵객
2013. 11. 14. 19:30
조약돌이고 싶다 / 권 복 례
산이,
물 속으로 내려오면
계곡물은 얼굴을 붉히고,
저이들끼리 모여서 도란거리며
역류하던 피라미들이 작은 조약돌을
간지럼 태운다
간지럼 타며 깔깔거리는 조약돌 하나
건져 올리면
조약돌의 작은 숨소리가 들린다
나도, 그대의 손에 얹어져 있는
작은 조약돌이고 싶다
세상 속으로의 욕망도
벗어 던져 버리고
산골 한 자락에 옥수수 가꾸며
살아가는 아낙처럼
욕망이라는 욕망 모두 지워버리고
그대의 손에 얹어져 있는
작은 조약돌이고 싶다
(·교사 시인, 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