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오늘 아침에

시인묵객 2013. 11. 6. 19:30

 

 

 

 

오늘 아침에 / 이 봉 직

 

 

오늘 아침 골목에서

제일 처음 눈 맞춘 게 꽃이었으니

내 마음은 지금 꽃이 되어 있겠다.

 

오늘 아침 처음 들은 게

새가 불러 주는 노랫소리였으니

내 마음은 지금 새가 되어 있겠다.

 

그리고 숲길을 걸어 나오며

나뭇가지 흔들리는 걸 보았으니

내 마음은 한 그루 나무가 되어 있겠다.

 

가지마다 예쁜 꽃이 피고

새가 날아와 앉아 노래 부르는

그런 나무가 되어 있겠다.

 

(·시인이며 아동문학가, 19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