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아버지의 보름달

시인묵객 2013. 9. 18. 19:30

 

 

 

 

아버지의 보름달 / 黃金

 

아버지.

낡은 지게위로 한가위 보름달이 뜹니다.

 

半을 내어 주고도 모자라 남은 半을 마저 내어

넘치게 한가득 채워주는 아버지의 보름달

一生 그믐달 무게를 등 뒤에 지고

벼랑 가시밭길을 걸어온 아버지가 오신다.

 

봄을 뿌리고, 여름을 가꾸고,

가을을 거두어들이신 땅

검정 고무신, 보리 짚 모자, 들판 지키는 허수아비.

잠방이 걷어 올리고, 녹슨 삽 어깨에 메고

저문 들녘을 노을 속 아버지가 걸어가신다.

 

 

- 이천일십삼년 구월 일십칠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