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팔월의 시

시인묵객 2013. 8. 2. 19:30

 

 

 

 

 

 

8월의 시 / 오 세 영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 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시인, 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