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제비꽃

시인묵객 2013. 6. 18. 19:32

 

 

 

 

 

제비꽃 / 고 진 숙

 

수줍어 고깔 쓰고 피어나는 꽃

다소곳이 고깔 쓰고 피어나는 꽃

가녀린 손 내밀어 흔들어 보아도

잡아주는 손길 없어 바람도 자네

 

길가 바위틈에 피어나는 꽃

조용히 말을 거는 제비꽃

가녀린 손 내밀어 흔들어 보아도

잡아주는 손길 없어 바람도 자네

 

수줍어 고깔 쓰고 피어나는 꽃

바람결에 머리 들어 하늘을 본다

가녀린 손 내밀어 흔들어 보아도

보아주는 눈길 없어 홀로 잠드네

 

길가 바위틈에 피어나는 꽃

다소곳이 머리 들어 하늘을 보네

하늘이 손 내밀어 흔들어 주어도

기다리다 잠든 꽃은 아무 말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