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시인의 노래

시인묵객 2013. 3. 23. 19:30

 

 

 

 

시인의 노래 / 서 혜 정

 

 

타령, 타령, 타령밭이 이 가을에 열렸구나

봉숭아 붉은 순정 첫눈을 기다리고

새순으로 여문 잎 새 낙엽들 날 기다리네

 

붓을 들어 한수 시를 바람에다 놓은 들

골짜기를 가득 메운 물위에 떨어지고

타박 타박 타박의 넋두리를

가만 앉아 들을제간 있으랴

 

눈 감아도 떠오르는 환영의 나날

부스스 바람결에 향수라 하니

정들곳 없어라

인생이 흐르는 물이로다.

 

시절이 바뀌고

마음이 바뀌고

은하수 저편 달 모양이 바뀌면

석류 꽃 막피는 반가운 계절에 님을 만나리

 

신세타령 팔자타령 구구절절 이어져도

일생에 어찌 꽃피는 봄만 있으랴

아지랑이 고운마당 두견이 울어주면

어느날엔가 색동고운 낙엽으로

가슴채우는 날 있으리라

 

설워도 설워마라

청춘이 지는 것도 가랑비에 달렸음을

인간만사 무상함이 길모퉁이

홀로피는 노란국화 닮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