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사랑의 기도

시인묵객 2013. 2. 18. 19:30

 

 

 

 

 

 

 

 

사랑의 기도    /    이 효 녕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우리의 사랑을 위해

파랑새의 날개를 달아 주소서

 

갈대밭 마지막 남은 둥지에다

사랑을 품을 수 있게

울지 않는 새로 날도록 하소서

 

이 밤 어둠으로부터 촛불이 빛을 냅니다

별들이 빈 하늘에서

가볍게 눈 시린 둥지를 틀듯

늘 순한 바람처럼 사랑은 자랐고

별이 뜨는 밤에

우리 사랑도 커갔습니다

 

먼 뭍 별 하나 가슴에 두고

빈자리를 채워주는 사랑의 마음

맑은 물에서 차갑게 살면서도

따스하게 가슴을 데울 줄 아는

열목어처럼 뜨거우면서도

마음이 물빛 보다 맑은

우리의 사랑이게 하소서

 

내 삶의 한 고비 내쫓은 빈 가슴마다

뜨거운 입김이 벙그는

빨간 칸나의 짙은 열정이 베인 꽃가루

눈처럼 마음에 내려

골고루 물들게 하소서

 

뜨거운 열정으로 두 사람 가슴을 녹여

하나의 가슴이게 하소서

하나의 마음이게 하소서

 

혼자 길들일 수 없는 가슴 앓던 밤에

아픔이 병이 되더라도

내가 대신 아파서 울게 하고

강속에 같이 눕고

들길에 같이 누어

우리의 사랑이

작은 풀꽃으로 피어나더라도

외로움 시간을 넘게 하소서

 

그리고 오직 하나이게 하소서

내 사랑은 하나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