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첫눈 오는 날

시인묵객 2013. 1. 28. 19:30

 

 

 

 

첫눈 오는 날 / 김 낙 필

 

 

오늘밤은

첫 눈 오면 만나자던 사람들이

만나는 날이다.

 

슬프게도 만나고

이쁘게도 만나고

시계탑 밑에서도 만나고

눈 쌓인 공원 벤취 앞에서도 만나고

강이 보이는 두 물 머리

느티나무 밑에서도 만난다.

 

참으로 설레이는 날이다.

내 창가에도 눈이 쌓여서

시린 기억을 추억하게하고

 

어디선가

마주보고 서로 말도 못하는 사람들의

아련한 모습들도 보인다.

 

첫눈 오는 날은

그런 날이다.

 

그리워했던 사람들

모두 첫눈처럼 피어나서

못 다한 사랑을 확인하는

그런 날이다.

 

남산 타워에도

도쿄 타워에도

재회의 흰 눈이 내리는데

나는 지금 누굴 만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