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산 할미꽃

시인묵객 2012. 12. 9. 19:30

 

 

 

 

산 할미꽃 / 고 두 현

 

먼 바다 청명한 날엔

남해 금산을 다시 가네

 

가는 길엔 홍진의 세월

눈 감고 귀도 닫고 잔가지에

솔잎 꽂히는 소리만 들으라네

 

묵은 옷 발아래 벗고

하늬바람 산그늘 따라

흔들릴 때도 군말 없이 그 별빛

푸를 때까지 고개 들지 말라 하네

 

살아 가파른 언덕

억새풀 뿌리 뻗듯 질기게 올랐다가

쌍홍문 돌 틈바귀 산정을

저만치 두고 머리 하얗게

멈춰 섰는 그 사람 보라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