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시월의 이야기
시인묵객
2012. 10. 28. 19:30
시월 이야기 / 이 향지
만삭의 달이
소나무 가지에서 내려와
벽돌집 모퉁이를 돌아 갑니다
조금만 더 뒤로 젖혀지면
계수나무를 낳을 것 같습니다
계수나무는 이 가난한 달을
엄마 삼기로 하였습니다
무거운 배를 소나무 가지에 내려놓고
모로 누운 달에게
"엄마"
라고 불러봅니다
달의 머리가 발뒤꿈치까지
젖혀지는 순간이 왔습니다
아가야 아가야 부르는 소리
골목을 거슬러 오름니다
벽돌집 모퉁이가 대낮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