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원시

시인묵객 2012. 9. 22. 19:30

 

 

 

 

원시遠視 / 오 세 영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답다.

무지개나, 별이나, 벼랑에 피는 꽃이나

 

멀리 있는 것은

손에 닿을 수 없는 까닭에

아름답다.

 

사랑하는 사람아,

이별을 서러워하지 마라.

 

내 나이 이별이란

헤어지는 일이 아니라 단지

멀어지는 일일 뿐이다.

 

네가 보낸 마지막 편지를 읽기 위해선

이제

돋보기가 필요한 나이.

 

늙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보낸다는

것이다.

머얼리서 바라다볼 줄을

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