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꽃잎 하나에도

시인묵객 2012. 6. 29. 19:30

 

 

 

 

꽃잎 하나에도 / 곽 상 희

 

 

꽃잎 하나에도

손끝이 쉽게 닿을 수 없는

비굴함이

너의 진실에 움츠려들게 하고

 

풀 이슬 같은

너를 향한 내 사랑의

작은 노래의 끝맺음 하나에도

네 미소 한 점으로야 가능하다면

넌 그것을 믿을 수 있니,

 

사랑이란 그리움이란 말이

온 세상의 모든 말들을

덮고도 남은 때가 있었지

 

철학이 없는 새도

현자 같은 역사가 홀로 걸어온

적막의 골짝을 더듬으며 노래할 수 있다고

 

인간에게 미움이란

사랑보다도 더 강렬한 약이며

해결일 수 있다고 믿었던

그런 때를 생각하며

 

진실로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한 번도 뜨겁게 사랑해 보지 못한

내 미지근한 중립지대의 삶을

돌이켜보는 난 정말 어리석고

바보였을까

 

지금 나는

내 안에 우는 새소리의

깊은 음표에 귀를 기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