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오랜 기다림 끝에서
시인묵객
2012. 7. 9. 19:30
오랜 기다림의 끝에서 / 안 희 선
그대를 향한 나의 통로(通路)는
육체의 욕망과는 또 다른,
섬세한 맥박이었다
비록, 내 삶이 재(灰)가 되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환한 불꽃의
뜨거운 진동이었다
내 안의 적요(寂寥)한 그리움은
그대 가린 어둠을 몰아내고,
죽음조차 넘어서는 사랑으로
맑은 이슬을 맺었다
그 안에서 눈뜨는 영혼이
투명하게 흔들린다
오랜 기다림의 끝에서
내 모든 소망을 닮은,
그대를 만난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