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풍경화 속으로 들어가다

시인묵객 2012. 3. 22. 19:30

 

 

 

 

 

 

 

 

풍경화 속으로 들어가다 / 김 종 익 ·시인

 

 

 

창밖에 가랑비 내리는데

거실 벽에 있는

풍경화를 보고 있었네

 

그림 속 오솔길

내게로 다가 왔네

나는 고개 숙여 걸어 들어 갔네

 

잣나무 떡갈나무 자작나무들 향기로 다가오고

나리 더덕 산마 어린 새싹

나를 반겼네

 

멀리 만년설 까마득한 산이 서 있고

계곡 물소리 들으며 숲 눈뜨면

문 열리고 진달래꽃 머리에 꽂은

작은 소녀 나풀나풀 걸어 나와

왜 이제 왔느냐고 울먹였네

 

그녀는 먼 옛날의 소꿉친구

진달래꽃 숲으로 사라져버린

내 가슴의 아픈 멍울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