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3월

시인묵객 2012. 3. 1. 19:30

 

 

 

 

 

 

 

3월   오 세 영

 

 

 

 

흐르는 계곡 물에

귀 기울이면

3월은

겨울옷을 빨래하는 여인네의

방망이질 소리로 오는 것 같다.

 

 

만발한 진달래 꽃 숲에

귀 기울이면

3월은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함성으로 오는 것 같다.

 

 

새순을 움 틔우는 대지에

귀 기울이면

3월은

아가의 젖 빠는 소리로

오는 것 같다.

 

 

아아, 눈부신 태양을 향해

연녹색 잎들이 손짓하는 달,

3월은

그날, 아우내 장터에서 외치던

만세 소리로 오는 것 같다.

 

 

(오세영·시인, 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