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새벽 연가

시인묵객 2012. 2. 9. 19:30

 

 

 

 

 

 

새벽 연가 / 이 일 영

 

 

 

삶과 죽음을 가르는

번뜩이는 시간위에

눈물을 머금은 눈물이 섰다.

 

 

나목의 깊은 꿈을 훔친 달

얼어붙은 하늘을 기어가고

 

사랑하는 이의 품에서

오래도록 잠들고 싶었던

끝내 태어나지 못한 말들이

어둠 속에서 죽어간다.

 

 

보이지 않는 것들을 찾아

깊게 비어버린 눈을 적시고

말을 잃은 입술로 흐르는 눈물

 

 

먼 길을 걸어온

비틀거리는 눈발들이

땅에 내리며 울어버린 새벽

가슴으로 쏟아진 눈은 울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