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반쪽차표
시인묵객
2012. 1. 18. 19:30
반쪽차표 / 이 향 아
안전벨트를 매었다.
차장은 내 차표를 찢어서
반쪽만을 신표처럼 내밀었다.
하나를 둘로 나누어 가진
우리들의 관계
온 강산 똘물처럼 굴러다녀도
반쪽씩의 약속을 품고 살다가
해지는 포구나,
어느 주막가게 앞에서
다시 만나 반쪽씩을 맞추어 볼까
차는 산천을 가로질러
멀고 먼 시간 속으로 빨리어 가고
살아야지,
허리를 띠로 동이고 함께 달리는
슬프고도 아득한 우리들의 관계,
불을 켜듯 그립게
나는 그녀를 쳐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