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초혼

시인묵객 2011. 11. 14. 20:58

 

 

 

 

 

 

 

 

 

초 혼 /  김 소 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켜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 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그 사람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