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11월의 시

시인묵객 2011. 11. 8. 19:30

 

 

 

 

 

 

11월의 시   / 이 외 수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 겹씩 마음을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 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도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