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그리움의 가시

시인묵객 2011. 8. 27. 18:24

 

 

 

 

 

 

 

 

 

그리움의 가시   / 박 해 옥

 

 

 

 

그리워 한다는 것은 슬픔인줄 알지만

가끔은 삶의 사이 길에서

현실의 커튼을 내리고

잠깐씩 그대를 생각합니다.

 

꿈은 커다랗고

밤하늘에 걸린 별처럼 따 담기엔 아득했던 시절

내 청춘을 흔들어 깨워

차근차근 꽃잎을 펼치게 하던 그

 

세월은 총총 멀어져 갔어도

이봄도 가시는 다시 돋아

다듬다 밀쳐둔 그리움이 만발입니다.

겹게 겹게 언덕을 넘다가

눈이 멀도록 꽃을 보고 있습니다.

 

보잇한 안개 떼 속에서도

그대는 여전히 젊고 곱습니다.

우리 창 빛이 검검 해 지더니

삶이 문을 열고 들어섭니다.

 

안개는 걷히고

그대는 다시 떠났지만

가슴이 무너지도록 무너지도록

꽃만 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