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들꽃의 노래

시인묵객 2011. 7. 27. 16:00

 

 

 

 

 

 

 

 

 

 

 

들꽃의 노래 / 조 동 목

 

 

 

 

 

 

장대비가 세차게 때려도

 

미친바람이 막무가내로 때려도

 

그대로 맞아야 했습니다

 

 

 

아파할 여유도 없이 맞아도

 

순순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내 노래는

 

시퍼런 멍을 딛고 서야만

 

환한 미소로 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고난을 이기고 활짝 웃으며

 

작은 유혹에도 몸을 배배 꼬기도 하지만

 

꾸밈없는 얼굴은 내 순정입니다

 

 

 

오실임을 위해

 

말간 아침이슬로 날마다 단장하지만

 

찾아주는 발길 없어도

 

온실녀처럼 초조해하지 않습니다

 

 

 

끝내는

 

아무도 모르게 지더라도 서러워하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 갈 날의

 

그 기다림조차도 내겐 축복의 삶이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바람 한 점 없어 심하게 흔들리다가

 

지나가던 낯선 이와 눈이 맞아

 

그만 나를 허락하던 그날

 

 

참 아름답다는 달콤한 속삭임 사이로

 

아득히 생각나던

 

 

그대도

 

여전히 아름다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