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 / 이해인

시인묵객 2008. 5. 21. 09:20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    /    이 해 인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메마르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메마르고 차가운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불안 할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불안하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불안하고 답답한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외로울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버리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가 외롭고 허전한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 불평이 쌓일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불만스럽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나에게 쌓이는 불평과 불만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 기쁨이 없을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내 기쁨을 빼앗아
   가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나에게
   기쁨과 평화가 없는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서 희망이 사라질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낙심시키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낙심하고 좌절하는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부정적인 일들이
   남 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오늘

  

   나는 내 마음 밭에 사랑이라는
   이름의 씨앗 하나를
   뜨러트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