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나무가 햇살에게

시인묵객 2011. 4. 16. 16:48


 

 

 

 

 

 

 

 

 

나무가 햇살에게 / 안 상 학

 

 

 

 

바람 타는 나무가 더러 운다고 해서

사랑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리

 

그 어느 바람에도 뿌리째 흔들리지 않았고

그 어느 눈보라에도 속까지 젖지는 않았으니

 

구름 타는 햇살이라 더러 울기야 하겠지만

나에게 이르는 길을 몰라서가 아니리

 

그 어느 바람에도 날리지 않아서

내 잎새에 이르렀고

 

그 어느 추위에도 얼어붙지 않아서

내 가슴에 스미었으니

 

어느 날에는 햇살 속에 살겠네.

어느 날에는 나무 안에 살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