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봄이 오듯 사랑이 오면

시인묵객 2011. 2. 26. 20:36


 

 

 

 

 

 

 

봄이 오 듯 사랑이 오면 / 이 채

 

 

 

 

 

눈 녹아 하얀 길

개울 따라 소리 없이 오시겠습니까

어깨에 꽃잎 달고

바람타고 날아 오시겠습니까

 

과욕도 없고

넘치지도 않는 기다림에

슬프고 아픈 것 들

겨울 속에 묻어 두고

봄이 오 듯 당신이 오실 줄 압니다

 

봄이 오 듯 사랑이 오면

말간 햇살에 손이라도 씻고

두 팔 벌린 그리움으로

얼싸안고 당신을 반기겠습니다

 

보랏빛 진한 꽃 내음

조롱박 가슴에 한나절 매달리고

뚝 그친 울먹임 하얗게 부서져

눈물보다 가벼운 구름위로 사라지면

풀꽃들의 속삭임에

들썩이는 봄길 따라

당신과 종일토록 걷고 싶습니다

 

봄이 오 듯 사랑이 오면

꽃물 들인 온 가슴으로

당신 품에 꼭 안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