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첫눈 오는 날은

시인묵객 2011. 1. 13. 11:14

 

 

 

 

 

 

 

첫눈 오는 날은   / 오 순 화

 

 

 

 

 

첫눈 오는 날은

그대가 나를 그리워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그대에게 편지를 쓰듯

그대도 내게 편지를 썼으면 좋겠다.

 

첫눈 오는 날은

길을 가다 우연히 그대를 만났으면 좋겠다.

그래서 처음 만나던 날처럼 떨리는 눈빛 마주하고

밤이 새도록 우리사랑 새하얀 눈꽃으로 피웠으면 좋겠다.

 

첫눈 오는 날은

그대가 은은한 커피향기를 들고 내게 와 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 작은 어깨를 감싸 안고 사랑한다고 향기로운 언어로

눈송이 마다 문신 새겨 아득한 하늘로 띄웠으면 좋겠다.

 

첫눈 오는 날은

내가 그대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그래서 죽는 날까지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울고 웃으며

뜨거운 심장 속에 사랑하는 일만 남겨두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