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갈대의 시간

시인묵객 2010. 11. 27. 17:55


 

 

 

 

 

 

 

 

갈대의 시간  /  이 효 녕 


 

 

목놓아 부르지 못하는 비에 젖어
하얀 손짓으로 부르는 갈대의 손 

눈송이처럼 푸른 강물에 흩날리는
마음 깊이로 간직한 지난 시간 위하여
우리는 서러운 강물로 흘러가더라도 
지난 만남을 아름답게 기억해야한다

 

우리 만남은 손끝에 그대로 남아 있고
너무도 먼 곳에 두고 오든지 말든지
누구도 닿지 않는 혼자 만에 고독 붙잡고
더운피가 흐르는 지난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발길 닿고 눈길 가는 시간 앞장 세워
마음이 가게 되면 몸이 따라가듯이
너만을 바라보며 슬픔을 마셔야 한다

 

그저 산하나 가슴 위에 세워 놓는 것인데
밤새워 마음도 따라가 외로움에 지치고
보고 싶은 마음 앉힐 수가 없어
그렇게 손짓하여 누굴 부르는 것일까

 

그리움은 하늘에 하얀 구름으로 뜨고
조금만 생각해도 가슴은 저려오는데
강가에 너울거리는 그리움의 깊이로
내 가슴속에서 마구 흘러만 가는데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바람소리는
어느 누구의 목소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