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차 한 잔 대접하고 싶습니다

시인묵객 2010. 3. 20. 13:45


 

 

 

 

 

 

 

차 한 잔 대접하고 싶습니다   /   유승희

 

 

 

하동 하동 걷던 걸음
발그레 넝쿨장미 담 넘어 살짝 윙크하걸랑
짐짓 모른 척 ...
들려주시겠는지요

예쁜 쟁반
꽃무늬 찻잔에
고운 마음 담아
차 한 잔
대접하고 싶습니다

 

가다가다 힘이 드시면
잠시...쉬어 가시겠는지요
옷 칠한 윤기 나는 쟁반
조선 백자기 찻잔에
푸근한 마음 가득 담아
차 한 잔
대접하고 싶습니다

 

울컥울컥
목 울대 아파 오도록 사랑이 고프면
냅다 문 밀치고...
찾아주시겠는지요

그때를 위해 간직했던
마음의 쟁반
사랑을 가득 담은 찻잔에
차 한 잔
대접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