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풀꽃 피는 아침에

시인묵객 2010. 2. 1. 23:26


 

 

 

 

 

 

풀꽃 피는 아침에  /    박 영 숙

 

 

 

 

 

설레임으로

창 밖 가득히

햇살이 내립니다

 

어둠이

깊은 슬픔으로

고였던 자리마다

플라타너스 나무 잎새 흔들어

바람이 털어내고

 

말씀으로

해말갛게 씻겨진

내, 몸의 세포가

풀꽃으로 깨어나는

아침은

 

지상에 흐르는

물소리 다 쏟아 내려

깨끗하게 씻은 푸르른

배추 속 같습니다

 

뱀의 허물로

벗겨진 참혹한

죄악의 시간들

 

흔적조차 없습니다

햇살에 증발한 이슬처럼

 

내 사랑하는 주님

피 흘린 가슴으로 덮어

 

세상 가득히

햇살을 타고

사랑이 내립니다.

 

풀꽃피는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