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사랑하는 것은 내가 그대에게로 가는 일

시인묵객 2010. 1. 28. 09:13


 

 

 

 

 

 

 

 

사랑하는 것은 내가 그대에게로 가는 일 / 유 인 숙

 

 

 

 

 

 

 

사랑하는 것은

내가 그대에게로 가는 일

 

비록,

예기치 않은 일들로

더딘 걸음일지라도

겨우내 마르던 목 축여주는

반가운 봄비처럼

 

온 밤 내

대지 위로 자박자박 걸어와

부드럽게 입 맞추듯

그렇게 내가 그대에게로 가는 일

 

따사로운 햇살

시샘하던 꽃샘추위

어르고 달래며

신열하듯 앓아눕는

새 움들

안타까이 어루만지던 바람처럼

 

사랑하는 것은

그대를 향해 보이지 않게 다가서는 일

소리 없이 머무는 일

 

내가 그대에게

그대에게로 가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