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사랑의 노래

시인묵객 2009. 12. 24. 23:34


 

 

 

 

 

 

 

사랑의 노래   /   김 용 택

 

 

 

나는 노래를 얻었네

저 굽이치는 저문 강물과

김나는 저 새벽 논밭이

나에게 그런 복을 주었다네

 

나는 노래하리

내가 사랑하는 이 작은 마을을

내가 태어나 자란 곳

내 피와 내 살과 내 뼈를 주고

내 영혼이 살아 숨쉬는 곳

내 노래는 샘물처럼 솟아나고

흐르는 물처럼 끝이 없으리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달과 별들이 또 그렇게 지는 그 길을 따라

서서 씨 뿌리고

엎드려 땅을 파며 살다가

일생을 눕히는 곳

 

내 노래는 그들의 손끝에 닿아

햇살 실은 씨앗처럼 땅에 떨어지고

내 노래는 풀과 나무, 저 산 끝에 가 사무치리

 

나는 노래하리

나와 내 마을을

해 저문 저 산 아래

한 떨기 풀꽃처럼 사라질 때까지

 

나는 노래하리

목숨 같은 이 땅이

나에게 그런 아름다운

짐을 짊어주었다네

벗을 수 없는 이 아름다운 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