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저녁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시인묵객 2009. 11. 10. 09:52


 

 

 

 

 

저녁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 도종환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어 있을 때

낮은 소리로 내게 오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 노래가 되어

들에 가득 번지는

벗 하나 있었으면.

 

오늘도 어제처럼

고개를 다 못 넘고 지쳐 있는데

달빛으로 다가와 등을 쓰다듬어 주는

벗 하나 있었으면

 

 

그와 함께라면 칠흑 속에서도

다시 먼 길 갈 수 있는

벗 하나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