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울음이 타는 가을 강

시인묵객 2009. 10. 21. 23:46


 

 

 

 

 

 

 

울음이 타는 가을 강   /  박 재 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 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강을 보것네

 

저것 봐, 저것 봐,

 

네 보담도 내 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 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 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 가는

 

소리 죽은 가을강을 처음 보것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