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가을 해걸음에 들길에 섰습니다

시인묵객 2009. 9. 29. 15:39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  김 용 택

 

 

 

사랑의 온기가 더욱 더 그리워지는

가을 해거름 들길에 섰습니다

 

먼 들 끝으로 해가

눈부시게 가고

산 그늘도 묻히면

길가에 풀꽃처럼 떠오르는

그대 얼굴이

어둠을 하얗게 가릅니다

 

내 안에 그대처럼

꽃들은 쉼없이 살아나고

내 밖의 그대처럼

풀벌레들은

세상의 산을 일으키며 웁니다

 

한 계절의 모퉁이에

그대 다정하게 서 계시어

한없이 걷고 싶고

 

그리고 마침내 그대 앞에

하얀 풀꽃

한 송이로 서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