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내마음의 님

시인묵객 2009. 7. 2. 09:38


 

 

 

 

 

 

 

내 마음의 님   /   이 효 녕

 

 

 

내게 마음의 님이 생겼습니다.

얼굴은 한 번도 본적이 없지만

어느 회색 숲 눈먼 별로 떠도는

보이지 않는 님이 마음에 생겼습니다.

 

검은 안개 너머

습기 찬 외투를 벗어버리고

닳아진 신발 끌며 오시는 님

잠 못 이루고 생각에 잠기다가

마음이 허전해도 웃을 수 있는

그런 님이 마음에 생겼습니다.

 

소나기 칠월을 지우고

숲으로 돌아간 뒤

님은 어느새 잎새가 되었고

서로가 서로를 잃기 전

철새로 살자 철새로 살자

목소리가 물방울로 맺혔습니다.

 

타 개진 꿈 몇 그릇 마신 날이면

조각난 꿈 꿰매고 오는 마음

보이지 않는 님 어디에 두었을까요.

 

언제나 사랑으로 목 말러

기다림으로 보내는 밤

그대 보이지 않지만 더 보고 싶은

마음 속으로 님이라도 새로 생겨

속편으로 엮어 행복한 마음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