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봄바람 불어 좋은 날

시인묵객 2009. 4. 17. 10:35


 

 

 

 

봄바람 불어 좋은 날   /   유 영 인

 

 

 

 

 

푸른 하늘이

내 님 바람났다고 고자질하며

옷소매를 잡아끌더니

어디론가 가잔다


반바지에 껌정 양말을 신고

구멍난 메리야스 차림인데

잠시 머뭇거릴 틈 없이 따라나선다


이일을 어쩐다

강산도 아닌

들녘도 아닌

신생아실로 온 것이 아닌가


어안이벙벙하여

푸른 하늘만 원망스레 바라보는데

얌통머리 없는 철부지라고

또 한번 깔보며 새침 떼고

내가 흘려야 할 눈물까지

빼앗아 가는구나


이제 어디로 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