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과 황톳길 / 김 풍 배
내가 가려는 길 앞에는
여러 번 꽃길과 황톳길이 놓여 있었다
젊어서는 언제나 꽃길을 선택했지만
만족을 모르는 눈과 손은
더 고운 꽃들을 찾다가
수없이 가시에 찔리기도 했다
이마에 골 깊어지면서
황톳길로 들어서기도 한다
황량하고
푸석거리는 흙먼지가 날아다녀도
더러는 길가에 곱게 핀 야생화도 만난다
선택은
항상 해야 하는 일상이지만
겉이 좋다고 속까지 좋을 수 없는 게
인생 길 이었다
젊어서는 알 수 없는
늙어서야 보이는 황톳길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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