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꽃길과 황톳길

시인묵객 2012. 12. 6. 19:30

 

 

 

 

 

꽃길과 황톳길 / 김 풍 배

 

 

내가 가려는 길 앞에는

여러 번 꽃길과 황톳길이 놓여 있었다

 

젊어서는 언제나 꽃길을 선택했지만

만족을 모르는 눈과 손은

더 고운 꽃들을 찾다가

수없이 가시에 찔리기도 했다

 

이마에 골 깊어지면서

황톳길로 들어서기도 한다

 

황량하고

푸석거리는 흙먼지가 날아다녀도

더러는 길가에 곱게 핀 야생화도 만난다

 

선택은

항상 해야 하는 일상이지만

겉이 좋다고 속까지 좋을 수 없는 게

인생 길 이었다

 

젊어서는 알 수 없는

늙어서야 보이는 황톳길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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