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 람 / 박 용 주
흐느끼듯 자지러지다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저 바람은
누구의 슬픔 입니까
산을 넘고 들을 지나
쓸쓸한 이 바닷가까지
한달음에 휩쓰는 저 바람은
무엇을 슬퍼해서 입니까
창문을 두들기고 마른 나뭇가지를 울리고도
이 좁은 뜰을 떠나지 않고 머무름은
누구를 기다려서 입니까
불꽃으로 타오르는 뜨거운 가슴을 눌러두고
천지간을 휑하니 맴돌다
이 밤 내게와 머무는 바람은
누구의 슬픈 혼입니까
무슨 곡절이 있기에 가슴에 칼을 품고
울부짖는 바람으로 떠돌아
쓸쓸한 이 바닷가에서
목 놓아 우는 것입니까
밤은 깊고 어두운데
울 옆에 숨죽여 머무는 바람은
누구기에 이 밤 홀로 슬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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