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꽃 사과 꽃이 피면

시인묵객 2011. 8. 29. 18:40

 

 

 

 

 

 

 

 

 

꽃 사과 꽃이 피면  /  박 해 옥

 

 

 

 

 

 

다시 그리워해선 안 되잖아요

눈물 없이 울어야 하니까요

울다가 더 울다가는 눈뜨고는 못 살아

가둬둔 그만치만 그리려는데

 

 

캄캄 천지 와르르 무너지든 그 봄날

꽃처럼 죽고 싶다던 사람 꽃으로 죽었는데

이제 다시 아파한들 뭔 소용이라고

헛소리 진 소리 또 하나 몰라요

 

 

어스름 뜨락에 바람 같은 사람이여

이 그리움 참말 속도 얕아서

꽃 몇 송이 피었다고 죽게 보고 싶으니

봄엘랑 한고랑 마음도 침범하지 말아요

 

 

버려졌다 하기엔 너무 억지고

남겨져 숨 쉬는 것도 죄만스런데

꼬옷 꼬옷

낡은 액자 속에서 하얗게 웃지 마요

꽃 사과 꽃폈다고

그리 웃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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