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

구진포에서

시인묵객 2010. 2. 22. 17:17


 

 

 

 

 

 

 

 

구진포에서   /   곽 재 구 

 

 

 

 

몸푼 강심에

 

돌들은 모여 무슨 꿈을 꾸는지

 

지난 겨울 못다 운 울음이나

 

가슴의 금빛 나는 햇살로 엮어

 

물먹은 봄빛이 다리 아래 떨어진

 

꽃잎들은 다시 서러웁게 울리지는 않는지

 

 

한달음에 자운영 강둑길을 달려

 

그리움보다 먼저

 

떨어진 꽃잎들이 밀려오는 다릿목 아래

 

내 스무살 적 보리피리와 함께 서 있으면

 

사랑이여, 속살 푸른 강물 속에서도

 

그리움은 더욱 푸르러 물이끼로 설레고

 

마음보다 먼저 몸이 작아져서

 

잊혀진 얼굴들조차

 

강물에 풀어 다시 올릴 수 없을 때

 

저 슬픔 많은 은모래 한 알에도

 

이제는 어쩌지 못할 세상의 서러운 한들이

 

가슴의 불들로 물위를 흘러가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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